본문 바로가기

일상/건강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가기 - 3번째 방문

약 먹고 2주 간의 나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건 다 나를 의해서겠지ㅡ 여기선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다ㅡ 같이?

 

그리고 좀 더 내 생각과 상황에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이런점을 어려워했구나ㅡ 하고 감정의 이유를 찾고,

그렇다면 이렇게 이렇게 해야겠다ㅡ 같이 최대한 해결하려고 애쓴다.

 

의사 선생님께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했을 때 조언해 주셨던,

주변 사람에게 내가 요즘 어떤지 물어보는걸 남자친구한테 해봤다.

예전엔 정말 슬퍼 보였 느는데, 요즘은 안 그런 것 같단다.

 

확실히 집에서 종종 우는 건 안 하게 된 것 같다.

하긴 위처럼 극심한 우울증은 병원 가기 전쯤 심해졌던 것 같다.

이렇게 조금의 시간과 노력만으로도 확 텐션이 올라온 것 같아서 좋다. 진작 갈 걸

 

근데 뭔가 도파민이 좀 오래 머물게 해준다고 한 것 같은데,

사실 더 행복해지진 않은 것 같다. 이게 더 머문 거야?

 

중간중간 힘든 일이 있을 땐 남자 친구와 전화하면서 해결법을 생각했다.

내가 회사에서 힘들어하던 건, 아무래도 자존감이 낮아서 인 것 같다.

뭔가 다 이걸로 통일된달까... 내가 해낸 일은 낮춰보고, 내가 약한 부분을 크게 봐서 성취감도 잘 못 느끼고,

점점 자신감이 없어져서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스럽고, 부응하지도 못할 것 같아 무서워했었다.

자존감을 높이려고 한다. (자신을 용서하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인정하기.)

 

병원 가기 3일 전부턴 전혀 우울하지도 않고, 회사일에 집중도 너무 잘 돼서 엄청난 퍼포먼스로 일 했다.

또 이렇게 일하니까 자신감도 올라가고 아쉬움도 줄어서 걱정도 줄고 엄청난 윈윈이다...!

 

병원에서

확실히 우울감 검사를 하는데, 검사하는 중에도 내가 진짜 괜찮아졌다는 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것 같지도 않고, 내 일에 자신감이 없지도 않고,

기본적으로 우울하지도 않고,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쳐내고 있다.

 

진료받으러 딱 들어가니까, 의사 선생님이 굉장히 놀라시면서 말하셨다.

엄청 좋아졌다고, 중간이 없다고ㅋㅋㅋ

 

나 자신이 보는 나의 의사 선생님이랑 말하는 태도도 굉장히 달라진 것 같았다.

약이 쩐다! 이제 완전 안 우울해요! 제가 평소에 행복해지려고 엄청 노력하긴 하죠! ㅎ하하하였달까ㅋㅋ..

 

나만의 부작용

근데 병원 가기 한두 시간 전부터 목도 붓고, 귀도 염증 나서 빨개지고 해서,

집중이 너무 잘 되어서, 업무를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거 말씀드리니까

이런 텐션 조절을 잘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우울증이나 ADHD 잡다가 대상포진이 걸리는 사람도 있다고... ㅎㄷㄷ

예전에 비해 너무 에너지가 넘치고 이것저것 해서 피곤해져서...!

완전 지금 내 상태여서 나도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서워졌다...!

(일부로라도 중간중간 쉬어줘야겠다 요즘은 진짜 1시간 30분 ~ 3시간 정도 풀집 중해서 자리에서 일하고 그런다..) 

 

이런 내 중간 없는 모습을 보시고 오히려 adhd 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전에 우선은 우울감 잡고, adhd 상황 보자고 하셨는데... 나는 과연 뭘까!

그래서 약을 좀 약하게 해서 먹어보고, 다음에는 종합검사? 전반적인 정신검사? 를 하자고 하셨다.

 

방금 받아온 뜨끈뜨근 뉴 조합 약

 

새로운 약

저번에 처방받은 약 초반에는 약간 두통, 어지러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웰정을 절반으로 줄여서 아마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셨다.

 

대신 2배가 된 아빌리파이정? 친구는 뭔가 충동이 는다고? 하셨다

(수정ㅡ 병원 가서 다시 물어보니 월정이 충동이 늘고, 아빌리파이정이 보조제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셨다.)

뭔가 충동이 드는데, 무슨 충동였는지 몰라서, 마음이 불편해질 수도 있다?라고 하셔서 어려웠다.

그냥 마음이 불편하면 줄여서 먹으라고 하셨다.

 

내 마음이 더 어려워져서 더 모르게 되었다ㅋㅋㅋ

선생님이 말할 땐 아~ 그렇군요 하는데, (나는 보통 사람들 말에 긍정 동조?를 하는 편이라) 나중엔 좀 모르겠다.

 

심지어 병원에서 못 물어본 것들이 막 생각난다.

전에 처방받은 2일 치 약이 남았는데, 얘를 먼저 먹고 뒤에 새 걸 먹을지, 중간중간 행복이 줄은 날에 먹을지

피부에 뭔가 올라와서 간질간질.. 더워서 아토피가 심해진 걸까.. 했는데, 검색해 보니 약 부작용일 수 있겠다는 생각..!

내일 전화해 봐야겠다.

 

그래도 뭔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믿습니다.

 

후기

확실히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시로마 미루 아님) 행동도 잘 안 하게 되었다.

이걸 봐라 병원에 간 당일에 블로그 후기를 쓰고 있다. (그래서 사진의 약이 많아서 통통하다.) 내가 너무 무섭다.

 

왜 나는 확 좋아졌을까?

집에서 좀 쉬었기 때문일까? (나는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 강제로 쉬어야 하는 건가?)

약을 먹기 위해 술을 좀 덜 먹었기 때문일까? (술을 참은 나를 대견해서 많이 좋아하게 된 걸까?)

확실히 요즘은 진짜 술을 참고 있다. 내가 너무 무섭다 22

 

앞으로는..

adhd 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것도 잘 잡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약을 끊어도 이 정도로 괜찮았으면 좋겠다. 약 없이 혼자서는 또 우울한 사람일까 걱정이다.

 

의사 선생님한테 우울하진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아요라고 했는데

뭔가 크게 반응해주시진 않았다. 그래서 내가 행복의 기준이 너무 높나 싶기도 하다...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종종 즐거운 게 행복일까?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잘 가꾼 거에 좀 더 행복을 느끼려고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