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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건강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가기 - 4번째 방문

약 먹고 3주 간의 나

회사 회식도 있고, 빨간 날도 있어서 3주 뒤에 내원했다.

 

중간에 감기도 걸리고 이것저것 인간관계 이슈도 있어서 다시 상태가 안 좋아졌다.

내가 한 말과 행동들에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상처받을지 눈치 보고 혼자 생각하느라 힘들어서,

그냥 모두 다 안 보고 싶어졌다. 요즘은 집에서 혼자 있는게 제일 편하다. 나는 언제부터 이런 사람이 되었을까?

(약 먹고 약간 충동적이 된다는게 이런 건가? 그냥 저질러버릴까 말까 하루에 마음이 슉슉 변한다)

 

나는 사람들한테 서운한게 잘 없는 편이고, 있어도 티를 별로 안 내고 혼자 시간을 두고 마음을 정리하는 편이다.

상처보다 그 사람을 보고싶어하는 마음이 더 커서, 대개 혼자 풀리고 다시 또 그 사람을 만난달까? (사람 좋아!)

그래서 그런지 나는 남들은 서운할 수 있을 법한 행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느꼈을 때 기분 나쁜 행동들은 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은 내가 아니니까...

 

쨋든, 뭐 이런 인간관계 이슈도 나의 우울증에 영향은 좀 있을 것 같다.

 

정신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연구 참여

평소 우울증이나 정신 건강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평소 우울함을 잡는 법, 생각을 내려놓는 마음 명상, 회사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나

등등의 인스타 광고들이 많이 뜬다.

 

'마인들링'이라는 정신건강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정신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연구 피실험자? 를 모집한다는 인스타 광고를 보고 신기해서 다녀왔다.

 

여러 영상을 보며 심박변이도를 측정하고, 얼굴 비디오가 포함되게 촬영을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심박변이도가 주기적이지 않아야 뭔가 스트레스도 덜 받고 건강하다는 연구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이후에는 병원에서 받은 우울증 검사와 비슷한 검사를 했다.

 

심리검사 결과는 10일 이내에 나온다는데 아주 궁금하다.

(이 실험할 때 즈음엔 좀 마음이 안 좋았어서 아주 우울하게 나올 것 같다.)

 

종합주의력검사

저번 내원 때 너무 갑자기 우울증이 호전되어서 adhd 가 의심된다고 하셔서

이번에는 가자마자 adhd 검사부터 했다.

 

해피마인드 종합주의력검사

검사는 너무 재미없고 지루했다.

단순주의력, 선택주의력, 지속주의력, 분할주의력, 작업기억력 등의 주의력을 평가한다.

 

작업기억력을 뺀 나머지 주의력 친구들은

특정 모양이나, 소리가 나오면, 이전과 같은 모양이면 스페이스바를 누르는 게임 같은 거였는데

거의 10분 넘게 진행되어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집중하기 어렵고 지루했다.

 

근데 또 엄청 틀리긴 싫어서 음 붙여서 네모네모네모~라고 말한다거나

스페이스바 누를 때 허벅지도 같이 때린다거나 하면서 집중했다.

(검사 결과만 평가에 반영되지, 검사 중간의 내 행동은 반영되지 않는데..

내가 느끼기엔 이런 모습이 더 adhd 같은데요..?  )

 

작업기억력은

여러 박스들이 반짝인 순서를 순방향이랑 역방향으로 누르는 게임 같은 거였다. 

 

나는 평소에 내 기억력이 진짜 안 좋다고 생각해서 완전 자신이 없었고, 거의 다 틀린 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한테 부끄러운 검사 결과 들으면 울 것 같은데..? 하고 걱정했다.

 

검사 거의 4~50 분 정도 하고 나와서 우울증 검사를 하고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검사가 어떻냐고 물어보셔서 정말 집중하기 어렵고 지루했다.라고 하니까

선생님이 놀라시면서 그런데 엄청 정답을 잘 맞히셨네요. 일반인에 비해서 틀린 게 없다고 말씀하셨다.

틀리는 게 엄청 싫으신가 봐요 하길래 네 정말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했다.

 

작업기억력 쪽도 완전 평균

리듬게임의 내가 이 타일들을 어떻게 치고 있지..?처럼

내가 이 박스들의 순서를 어떻게 맞췄지..? 싶었다.

 

의사 선생님이 검사 결과 보시고 adhd는 아니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우울함이 심해진 나를 걱정해 주시면서, 이것저것 방면으로 많이 물어봐주셨다.

 

스트레스검사

이것저것 물어봐주시는 과정에서, 작은 것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했더니

(좀 감정적이라서..? 안 힘든 것도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치료 방향을 잘 설정하기 위해 무료로 스트레스 검사도 추가로 했다.

 

마인들링 검사랑 비슷했다.

심박변이도 보면서 교감신경계, 부교감신경계 어떤지 구경하는 식이였던 것 같다.

(물론 얘네 말고도 더 다양하게 분석하는 것 같지만)

 

검사 다 하고 다시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결과가 어떨 것 같냐고 여쭤보시길래, 일반인이랑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더니 진짜 그랬다.

(사람 느끼는 게 다 거기서 거기랄까. 사실 모두들 나랑 비슷하게 힘들어할 것 같기도 하고?

아님 내가 사실 더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자해든 자살이든 할 것 같았어서 랄라나?)

 

스트레스검사 결과지

하나 특이했던 건 부교감 신경이 많이 활성화되어있어서 우울함, 나른함, 의욕저하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 결과 보시고 아 이런 감정이 더 드시는 거셨군요. 하셨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 자율신경 활성도는 정상인데 정상에서 조금 낮고, 자율신경 균형도가 불균형!

스트레스 저항도랑 지수는 정상인데, 피도로는 나쁨!

 

후기

운동 같은 거 하면서 신경계를 안정시키면 좋다고 하셨는데,

이미 운동은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니까, 잘했다고 하셨다.

(아 연초에 러닝을 엄청 했었는데, 하다가 안 해서 그런가..? 러닝을 다시 시작해 볼까..? 싶기도 하다)

 

의사 선생님은 검사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오히려 마음이 놓이신다고 하셨다.

내가 나를 좀 더 믿어주고 좋게 마음을 먹으면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내가 내 성격을 탓하면 의사 선생님은 색이 뚜렷한 사람이다라고 표현해 주시던데,

나도 나를 좋아하고 믿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약 조합도 새로 짜주셨다. 처음에 시도한 게 좋았던 것 같다고 하시면서!

뭔가 이번에는 약속이 많아서, 약도 잘 안 챙겨 먹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약을 먹는 거에 익숙해져서 소중함을 잊었나 보다. 잘 챙겨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