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건강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가기 - 5번째 방문

약 먹고 2.5주 간의 나

우울한지도 모르게 바쁘게 살았다

바쁘게 살아서 우울하지 않은 건지, 우울하지 않아서 바쁠 수 있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할 일을 미루거나, 아무것도 할 힘이 없지는 않는 것 같다

우울하지도 않지만, 크게 행복하지도 않는 것 같다

행복한 시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엄청 환히 맞아주셨다

호전된 나의 모습을 디게 좋아해주신다

 

"집중도 잘 되고, 이것저것 좋아졌어요. 근데 우울하지도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아요" 라고 하니

크게 호전되긴 했는데, 그럼 민희님이 생각하기엔 뭘 채워줘야할까요? 하시길래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를 고치고 싶다고 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 하는 내가 좋다가도, 회사에 많은 에너지를 쓰는 내가 싫고,

친구들끼리 재미있게 잘 놀다가도, 내가 실수하진 않았을까, 더 잘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거?

 

그랬더니 사람의 감정이라 당연히 기쁜 것도 있고, 슬픈 것도 있는거다

당연히 느낄 수 있고, 맨날 들떠있는 상태도 이상한거라고,

사실 지금 내 상태가 평범한 상태 혹은 최선의 상태? 최고의 상태? 일수도 있다고 하셨다

(꽤나 약을 쎄게 받은 상태였어서, 내가 말하면서도 내가 마음관리를 못 하는 건가 싶기도 했고,,,)

 

그런데 저 말을 들으니 갑자기 너무 슬퍼서

"이게 저의 제일 좋은 마음 상태라니 너무 슬퍼요" 하고 뿌앵 울었다

이런 마음으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엔 너무 슬펐달까...?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니까, 말 실수 했다고, 아직은 최고 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좀 더 약을 쎄게 가보기로 했다

3주 간 쎄게 처방해주시려다가 의사 선생님도 소심하시다면서 2주 처방해줄테니 2주 뒤에 보자고 하셨다

 

+ 요즘 너무 졸린게 고민이라고, 식곤증이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저번 스트레스 검사에서 부교감 신경이 많이 활성화 된 걸 인지해서 이렇게 된걸까요?

아님 제 소화 기간이 약해서 소화할 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서 그런걸까요? 내과에 가야할까요?

하니까 의사 선생님이 웃으셨다

 

뭔가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졸렸다.

고등학생때도 쉬는 시간마다 잤고, 대학생때도 많이 졸았으며, 입사하자마자 점심시간에 잤었다

그래서 갑자기 심해진 게 아니라면 좀 내 특인 것 같았다

 

요즘 잠을 7시간 이상 못 자고 깬다 도 말씀드렸는데, 그냥 적당하다고 하셨다

내가 걱정이 많나보다

 

퇴사를 해야 행복해질까요? 했는데, 또 취준하고, 또 적응하고 도 스트레스 일거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도 상상해보니까 힘들 것 같다. 하... 인생 쉽지 않네...

 

슬프지 않다고 최면을 걸어야할까나? 최면 병원을 가야한다.

 

후기

앞으로 2주간 행복하면 좋겠다.

약도 잘 챙겨먹고, 마음 관리도 잘 해보려고 한다.

 

잘 부탁해! 5주차 약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