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강한 사람 바로 나
나는 신종플루, 장염, 독감, 수두 등 다 걸려본 적 없는 아주 강한 사람이라 코로나에 안 걸릴 줄 알았다.
그리고 나는 아토피가 있는데, 알레르기 질환 보유자는 코로나 위험이 낮다는 카더라도 있었고! (카디비 아님)
나는 진짜 안 걸려! 슈퍼 항체인 듯 ^^ 라고 말하고 다니며,
찐으로 거의 3년 간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멋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코로나 사람과 고깃집 냉면을 나눠먹으면 바로 걸려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다이렉트 그릇으로 먹은 것도 아닌 먹던 냉면을 덜어먹었을 뿐인데!!
역시 무서운 한국의 한 그릇 나눠먹기 문화 ㅎㄷㄷ
하지만 음식 나눠먹는 건 못 참아..! 다음에는 미리 덜어먹는 버릇을 들어야겠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도 내가 어디선가 모르게 옮겨와서 회사에서 마스크 안 쓰고 다니다가
집에 아기가 있는 윗분들께 옮기는 것보다 마음이 편해서 오히려 다행이다.
타임라인
3일 전
회사 선임님들이랑 저녁으로 고기집을 갔다.
사내 추천 프로그램? 당첨 기념으로 회사 근처 소고기를 사주셨는데, 아주 맛있었다.
확실히 어른들과 먹어서 그런가 밖에서 좋아하는 와인도 사 오셨는데,
예전에 대전 와인페스티벌에 간 경험이 있어서 다행이다.
잔 바닥에 내려놓고 술 받기, 향 맡고 먹는 법, 스월링 등을 알고 있어서 아는 척 좀 했다. 히히
그런데 저녁을 먹고 2차를 가기 전 갑자기 한 선임님이 몸 상태가 안 좋으시다면서 먼저 들어가셨다.
다들 장난으로 코로나인 거 아냐?? 했지만 찐으로 코로나이실 줄이야...!
2일 전
나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출근했는데, 그 선임님이 정말로 코로나에 걸리셔서 출근을 안 하셨다!
다들 민희 연구원은! 냉면까지 나눠먹었잖아! 하면서 걱정해 주셨다.
(정작 나는 나눠 먹은 것도 까먹었던)
다 같이 오전 근무를 재끼고 병원에 갔다. 병원이나 자가키트나 가격이 비슷비슷하다고 했다.
병원에서 검사는 처음 받아봐서 신기했다. 족집개?로 콧구멍을 벌렸던 게 인상 깊었다.
결과는 당연히 음성
하긴 코로나 초반에는 증상도 없고, 옮기지도 않는다고 해서 그날 술 약속도 다녀왔다!
1일 전
낮 3시쯤부터 갑자기 목이 간질간질했다.
나는 감기도 거의 안 걸리는 사람이라 이런 목 간지러움은 처음이었다.
몸 상태도 약간 피곤한 것 같고, 일 집중도 안 되는 것 같아서 또 병원에 다녀왔다ㅋㅋ
근데 결과는 음성
의사 선생님이 목도 별로 안 붓고, 증상이 되게 약하다고 그래도 걱정되면 좀 더 지켜보라 하셨다.
나치고는 엄청 큰 몸에 변화였는데, 이게 코로나라는 걸 열심히 말할 수 없어서 슬펐다.
집에 와서 새벽 4시까지 친구들이랑 게임을 했는데, (금요일 밤 못 참지)
다들 처음은 목이 간질간질로 시작했다고, 자고 일어나면 딱 느낌이 올 거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침을 조금 하는 정도였다.
1일 차 - 근육통
오 잠은 만병통치약이라고 자고 일어나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아닌걸 보니 코로나가 맞는 것 같았다.
목이 좀 더 부은 것 같고, 열이 살짝 나는 것 같고, 전신이 아픈 느낌!
소아과에서 백신 맞으면 안 아프다고 들어서 백신을 다 소아과에서 맞았었는데,
코로나 검사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서 소아과로 갔는데, 뭔가 안 하신다고 해서 나왔다.
다행히도 같은 건물에 이비인후과가 있었다.
사실 화요일에 운동하고, 수요일 목요일에 술 마시고, 최근에 자전거 타다가 넘어졌고, 생리도 하고 있어서,
이게 운동 후 근육통인지, 술병난건지, 상처랑 멍든 곳이 아픈 건지, 생리통인지ㅋㅋㅋ 알 수 없었는데
코로나 확정 뜨니, 아 코로나라 아픈 거구나! 나 아픈 게 맞는구나! 하고 엄청 아파졌다ㅋㅋㅋ
열도 별로 안 나고, 목도 하나도 안 아프지만, 전신이 좀 아프다고 하니까
통증이 많으시네요 하면서 엉덩이 주사까지 맞았다.
주사 맞은 부분이 더 아팠다. 이렇게 통증의 전이를 원한 거라면 성공이다. (주사 무서워하는 편)
오늘 밥은 김밥! 병원에 가기 전에 자주 가던 김밥집에서 포장으로 미리 사놨다.
2일 차 - 인후통
보통 코로나 사람들은 목이 엄청 아프다고, 부드러운 거 먹고, 몸 따뜻하게 하고, 가습기를 틀어놓으라고 하던데,
나는 왜 안 아플까 하다가 2일 차부터 아파지기 시작했다.
미리미리 사람들 말 좀 들을 걸 그랬다.
자고 일어났는데, 목이 엄청 컥컥 하다고해야 하나? 단순히 부은거랑은 조금 다르다고 해야하나?
침을 삼키면 아프다는 게 왠지 알게 됐다. 그래서 침을 안 삼키기로 했다.
그래도 평소 침을 삼키던 버릇? 때문에 안 삼키기로해도 계속 삼켜서 아팠다ㅋㅋㅋ
나에게 코로나를 전파시킨 선임님께서 미안하시다고 1일 차 소식을 듣고 수프를 보내주셨는데,
이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일어나자마자 바로 스프를 먹고 약을 먹을 수 있었다.
엄마가 본죽 기프티콘을 보내주셨다. 점심 저녁은 죽으로 땡!
그냥 야채죽이랑 전복죽 같은 건 엄마한테 해달라고 하면 가끔 해주시니까
안 먹어본 불낙죽을 먹어봤다. 여기엔 치즈 추가를 해야 국룰이라고 했는데,
나는 아예 처음 먹어보는 거니까 오리지널부터 시작하기러했다. 나름 맛있었다.
밤에 친구들이랑 게임을 하는데 목소리가 똑같다며 별로 걱정해주지 않았다.
힝 목은 아픈데 ㅜㅜ 그냥 목이 안 아프게 목소리를 내는 법을 터득해서 그런 건데 ㅜㅜ
사실 2일 차까지는 집에서 노래도 부르고 그랬던 것 같다. 목 아파도 노래는 못 참아!
갑자기 나가지 못하니까 먹지 못하는 게 너무 많아서 슬퍼졌다.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어서 베라를 보고 있었는데, 게임하면서 고민하다가 운영시간이 넘어버렸다ㅋㅋ
대신 편의점에서 사이다랑 과자랑 핫도그랑 이것저것 주문했다.
뭔가 든든해진 것 같고, 좀비가 나타나도 3일은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3일 차 - 극심한 인후통
자고 일어나니 목아픔이 더 심해졌다. 도대체 이유가 뭐지? 왜 잤는데도 더 안 좋아지는 거지?
잠이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나는 적지 않게 놀랐다.
예전에 선물로 받았던 미니 가습기를 틀어놓고 잤는데도 목 아파서
일어나서 거의 한 시간 동안 가습기 옆에서 숨 쉬고 있었다ㅋㅋ
아 이 정도 미니 가습기는 택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인후통 줄이기 & 우리 집을 정말 습하게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먼저 코로나 인후통이라고 유튜브에 쳐서 나오는 영상들을 따라 했다.
소금물 가글 - 뭔가 목 안 쪽까지 소금물이 닿아야 좋을 것 같아서 열심히 했다가 목에서 짠맛을 느끼게 된다
목 아픔 대신 짬을 느끼고 싶으면 괜찮은 듯. 딱히 효과는 모르겠어서 1트 끝
꿀물 먹기 - 최고 비율을 맞추기 어려웠다. 밍밍하거나 너무 꿀이거나... 엄마가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
비타민 C 섭취 - 엄마가 곧 집에 먹을 걸 들고 오시는데, 과일 좀 사다 달라고 했다.
근데 과일이 새콤달콤해서 목 아플 때 먹으면 아프더라ㅋㅋ 하지만 건강해지기 위해.. 먹어야지 모..
당장 큰 가습기를 살 수도 없는 노릇
집 습도 높이기라고 유튜브에 쳐서 나오는 영상들을 공부했다.
빨래 널어놓기 - 자전거 넘어졌을 때 피가 철철 나서 이불에 피가 좀 묻었는데 겸사겸사 이불 빨래를 하고 널어놨다.
확실히 가을 겨울이라 집이 건조하긴 한가보다 하루도 안 돼서 다 마른 부분
내가 인간이 아니라서 항상성이 없었다면 나도 저렇게 삐쩍 말랐겠지?
먹은 귤껍질 넓러 놓기 - 이건 나의 꿀팁이다. 귤껍질이 하루뒤면 바싹 마른다. 그만큼 수분이 공기 중으로 간 거겠지?
물 끓이기 - 이게 엄청 직빵이었던 것 같다. 그냥 냄비에 물 넣어놓고 끓이기!
집 공기가 그냥 촉촉하다 못해 발바닥으로도 습기를 만끽할 수 있다. 개구리가 좋아할 것
열로 끓이니까 보일러를 안 틀어도 따뜻해지기도 하고 괜찮아서 자기 전에 좀 하고 잤다.
이 외에 숯이나 식물은 당장 할 수 없으니까 패스
친구들이 어제 게임에서 소리를 질러서 목이 더 아파진 것 같다고 했다.
목 아픔을 벗어나기 위해 3일 차 게임은 자제했다. 나는 너무 멋져!
사실 처음부터 게임을 안 했으면 이렇게까지 아프진 않지 않았을까? 싶다.
밤에는 엄마가 음식 지원을 와주셨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말만 하랬는데, 정말 말만이였다.
김치찜, 김치찌개는 재료가 없다면서 안 해주셨다ㅋㅋㅋ (재료가 뭐가 필요하죠?)
호박죽을 해주셔서 흐음 평소에 싫어하는 편이지만 아픈 사람이기도 하고 정성이 있으니 저녁으로 열심히 먹었다.
정말 정말 든든한 사람이 되었다. 이 정도면 좀비 시국에 1주일 생존 가능
나는 미역국, 짜장, 카레, 삼겹살, 된장찌개, 계란말이, 청포도, 딸기, 귤이 있는 민희 + 빵과 아이스크림
근데 막상 엄청 먹을게 생기니까 잘 안 먹게 된다. 식욕도 좀 떨어지는 듯?
예전에 엄마가 코로나 걸렸을 때 걱정도 많이 안 해주냐고 나한테 삐지셨는데,
확실히 내가 걸렸을 때 엄마의 행동을 보면 굉장하다.
죽도 선물해 주고, 매일 괜찮냐고 물어봐주고, 음식도 해주시고ㅜㅠㅜㅠ
인생은 외롭지만 엄마 덕분에 고독사는 안 할 것 같다. 나도 엄마에게 잘해야겠다!
4일 차 - 코막힘 & 식은땀
아니 코로나는 이주를 하나보다 매일매일 증상이 달라지는 게 신기하다.
우리 집을 정말 습하게 만들어서 그런가 목 아픔은 줄어들고, 코가 엄청 막혔다. 식은땀도 난다. 으!
아침에는 기침도 좀 많이 한 듯?
병원도 다녀왔다 가는 길에 사람들과 반경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오랜만에 밖에 나갔는데 단풍이 이뻐서 눈물 흘리며 사진을 찍었다.
변경된 나의 증상을 말하니 조금 다른 약을 처방해 주셨다.
약간 근육통약이 콧물 약으로 바뀐 느낌!
증상이 저러니까 잠을 잘 못 잤다.
그래서 낮에 누워서 웹툰 보다가 영상 보다가 하면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들었다가 일어났다가 반복한 듯
친구들이랑 게임을 했는데 코가 막혀서 조금 목소리가 바뀐 걸 인정받았다. 기쁘다!
아 이렇게 아픈데도 게임을 계속하는 건 내일 대회에 나가기 때문이다. 전날 연습은 중요하지...
5일 차 - 이제 저 괜찮아요 ^^
나는 강하니까 2-3일 아프고 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갔다.
오랜 자가격리로, 막 한 달간 암실에서 지내면 10억 줌 같은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아침저녁으로 스트레칭하고, 자고 먹고 자고 먹고... 하하하
공가를 뽕 뽑기 위해서 나머지 날이라도 갓생을 사려고 노력 중이다.
클래스 101 2주 무료 체험을 신청하고, 프랑스 자수 키트도 주문했다.
도착할 때 즈음엔 이미 회사를 다니고 있을 것 같지만 말이다ㅋㅋㅋ
이모티콘 만들기, 인스타툰 그리기, 블로그에 그림도 같이 올리기 등등
이것저것 다 하고 싶어서 아이패드도 정말 뽐뿌 왔지만 참았다. (사실 모델 비교하고 그러기가 귀찮아ㅜ)
6-7 일 차 - 12시간 잠
증상이 어느 정도 사라져서 잠을 잘 잘 수 있어서 그런가 12시간씩 잠을 잔다. (그래서 아침 약 좀 놓침)
나는 short sleeper인 줄 알았는데, 사실 내 몸은 이렇게까지 많이 자고 싶었던 거라니 조금 미안했다.
설마 앞으로도 이렇게 많이 자야 하는 건 아니겠지? 인생의 절반을 잠으로 보내야 한다니 100년 살면 사실 50년 산거임ㅋ
친구들이 한 2주 정도는 만성 피로를 가지고 살 거라던데 벌써 걱정이다.
나는 원래 항상 피곤했는데요..?
코로나 총평
감기와 확실히 다르긴 하네 아프긴 아프다.
아픈 게 싫어서 다시는 걸리기 싫다!
+ 추가
2주 뒤 금요일에 어느 정도 나아서 술을 먹었는데, 급격하게 몸 상태가 나빠졌다.
토요일에 병원을 갈 때는 코 막히고, 가래 끼고 정도가 다였는데, 점점 더 몸 상태가 나빠져서
코로나 3일 차 인후통을 화요일쯤에 다시 느꼈다ㅜㅠㅜ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는데...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았는데 정말 많다... 코로나 때보다 더 많이 받은 것 같다.
목요일 오후쯤에 괜찮아져서 까먹고 커피를 마셨는데 (회사니까) 금방 다시 또 인후통이 도지더라...
나는 이제 카페인, 알코올 없이 살아야 하는 몸이 되어 벌인 걸까..?
금요일... 오늘 또 병원에 간다... 3주째 고생이네 ㅜ
+ 추추가
병원에 갔더니 롱코비드는 아닌데 오래가네요...
항생제를 강하게 투여하기에는 염증이 약한데, 염증이 꽤 있네요...
같이 아리송 다리송하게 말씀하셨다ㅋㅋㅋ 뭔가 엄청 심하진 않은데 오잉 또잉 왜 안 나을까 인 듯
그러게요... 저도 면역 바보가 돼서 그런가 왜 안 낫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너무 오래 못 잡으면 편도염으로? 가거나 안 좋을 수 있다고 좀 세게 잡자고
스테로이드도 처방하시고 주사도 맞았다! ㅠㅜㅜㅠ 막 빨간 시럽 약도 받았다... 응애냐고
이번엔 정말 나으면 좋겠다.. (주말 약속 있는 사람이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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